동백꽃 피는 제주 도령마을 43유적지

동백꽃과 함께하는 제주 도령마을 43유적지
제주시 용담2동 1805번지에 위치한 도령마을은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다크투어리즘 명소입니다. 겨울철 붉게 피어난 동백꽃이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곳은,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제주 4·3사건의 비극이 깊게 새겨진 역사적 장소입니다.
도령마을은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의 1978년 소설집 『순이 삼촌』에는 4·3사건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도령마루의 까마귀"와 "해룡이야기"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도령마루의 까마귀"는 도령마을의 비극적 역사를 조명하며, 당시의 참혹한 현실을 현재의 사건처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도령마루 43 유적지는 사건 당시 많은 주민이 희생된 장소로, 인근 주민과 도내 각지에서 끌려온 8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제주 성안을 오가는 길목에서 성을 쌓고 차단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적지 입구에는 동백꽃 조형물이 자리해 4·3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28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 시화전 "무명에 싸매어 둔 울음을 풀어"는 방문객들에게 당시의 슬픔과 기억을 전하는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시화전에는 김수열 작가의 "꽃진 자리", 김경훈 작가의 "도령마루", 김진숙 작가의 "붉은 신발" 등 여러 작품이 출품되어 도령마루의 아픈 역사를 시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시화가 걸린 내리막길을 따라 유적지 평지에 다다르면, 희생자들이 이름마저 빼앗긴 채 낮은 자리에서 생을 마감한 사실을 되새기게 됩니다.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시신들은 총탄 자국이 곳곳에 있었으며, 마을 사람들의 애도 속에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이 증언은 돌 위에 새겨져 오랜 시간 기억될 것입니다.
도령마루 43 유적지는 제주민에게는 아픈 4월의 기억이며, 다크투어리즘을 통해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함께 슬픔을 넘어 온전한 기쁨으로 나아갈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크투어리즘의 의미와 도령마루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은 전쟁, 재해, 인권 유린 등 인류의 고통과 죽음이 깃든 장소를 방문하는 관광 형태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오락이 아닌 역사와 교훈을 배우는 기회로 인식됩니다. 1996년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안 대학의 존 레넌과 말콤 훠리에 교수가 처음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도령마루 43 유적지는 이러한 다크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로,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기억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