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탄소중립 4대 승부수

제주특별자치도가 2035년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에너지전환을 뒷받침할 4대 제도개선 과제를 국회에 건의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머물지 않고 전력망의 안정성, 전기요금 부담, 전환 비용까지 함께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현장방문단은 2026년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제주를 찾아 주요 기후·에너지 시설의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이번 일정은 국정감사와 연계해 마련됐으며, 국회의원과 위원회 관계자들이 현장의 어려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살폈다.
제주 기후에너지 현장 점검
현장방문단이 둘러본 시설은 모두 8곳이다. 방문 대상에는 북촌 배터리저장장치 발전소와 두산윈드파워센터, VPP랩 제주관제센터, 한림 해상풍력, 고산지구대기감시소 등이 포함됐다.
방문단은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뿐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설비와 관제 현장을 함께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설비 운영 상황과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정책과 제도로 지원해야 할 과제가 다뤄졌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면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전력망과 저장 설비의 역할도 커진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국회와 공유했다.
2035 탄소중립 추진 현황
제주도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인 2050년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며 에너지 생산과 이동 수단의 전환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6년 8월 기준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1,283.1㎿다. 이는 전체 발전설비의 55.9%에 해당한다. 실제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6%로 집계됐다.
제주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5만 718대다. 도내 실제 운행차량의 12.2%를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차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전력망 연결, 안정적인 전력 공급, 지역별 전기요금의 형평성, 전기차 전환에 따른 재정 부담도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의 에너지전환은 보급 규모를 늘리는 단계에서 전력망과 비용, 제도를 함께 정비하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에 건의한 네 가지 과제
제주도는 현장방문단에 기후·에너지·환경·노동 분야의 정책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에너지전환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4대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 추자 해상풍력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과 전력망 연결
제주도는 추자 해상풍력 사업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고 국가 전력계통과 연결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 망 이용료 면제
에너지저장장치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한 시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다. 제주도는 배전망에 연결되는 에너지저장장치의 망 이용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로 제주지역에 발생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다. - 전기차 전환 재정지원 확대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면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네 가지 과제는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저장, 전력망 연결, 산업 현장의 비용 부담,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재정 문제를 함께 다룬다. 제주도는 탄소중립 목표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려면 개별 사업 지원을 넘어 제도와 재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에너지누리마당 현장 논의
2026년 10월 20일 오후에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에너지누리마당에서 제주도와 현장방문단의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제주가 당면한 에너지전환 과제와 건의 사항을 살피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방문단은 제주가 탄소 없는 섬과 에너지 자립섬을 향해 추진해 온 정책과 시설 운영 상황을 확인했다. 제주도가 건의한 현안을 검토하고 필요한 예산과 정책,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생에너지 시설과 관련 설비가 운영되는 현장에서는 에너지전환의 성과와 함께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현장에서 확인된 과제가 국회 차원의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추자 해상풍력 전력망 연결
현장에서는 2034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하는 추자 해상풍력 사업도 논의됐다. 주요 의제는 생산된 전력을 국가 전력망에 연결하는 방안과 사업에 필요한 행정절차였다.
추자 해상풍력이 건설 중인 신해남 변전소와 연결되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의 재공모와 관련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경우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됐다.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의 성과를 실제 전력 공급으로 연결하려면 발전시설 건설과 전력망 확충, 행정절차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 이번 논의에서 부각됐다.
제주 경험을 국가 제도로
제주도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며 마주한 문제는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과제다. 전력 생산량 증가에 맞춘 전력망 운영, 에너지저장장치 비용, 지역별 전기요금 부담, 전기차 전환 재원은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함께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 방문에서 제시된 의견과 건의 사항을 관계부처와의 후속 협의로 연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2035년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 관계부처에 개선 과제를 지속해서 전달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도민 생활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제주에서 먼저 확인된 성과와 과제가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지역 에너지전환을 뒷받침하는 기반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 문의처
이번 정책과 건의 과제에 관한 공개 문의처는 제주특별자치도 기후에너지정책과이며, 전화번호는 064-710-4411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