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도, 친환경 관광지로 빛나다

비양도, 친환경 관광지로 빛나다
제주 협재 앞바다에 자리한 비양도는 동그란 섬 모양이 마치 ‘어린왕자’ 속 보아뱀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작지만 강한 존재감을 지닌 이 섬은 제주 생활 5년 차에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비양도 여행은 한림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을 이용해 시작된다. 5분 남짓한 짧은 항해로 부담 없이 섬에 도착할 수 있으며, 하루 8회 운항하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 승선권은 12,000원이지만 제주도민은 10,000원에 왕복 이용이 가능하다.
섬에 도착하면 제주 본섬과는 다른 신선한 공기가 느껴진다. 비양도는 작지만 자연 그대로의 기암절벽, 초지, 숲이 인위적인 손길 없이 보존되어 있어 섬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차량 진입이 거의 없어 소음이 없고, 바람 소리만이 섬을 가득 채운다.
섬 내 이동은 자전거가 자연스럽다.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섬 내 식당이나 카페 이용 시 무료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다. 해물칼국수와 파전으로 든든히 식사한 후 자전거를 빌려 바닷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는 순간,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비양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터널처럼 펼쳐져 있어 걷는 이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늦추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작은 등대와 함께 제주 본섬, 협재해수욕장, 해안선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360도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진다.
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산책하며 만날 수 있는 펄랑못은 국내 유일의 섬 염습지로, 잘 조성된 산책로가 방문객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소한 용암 지형인 호니토를 관찰할 수 있는 애기업은돌도 비양도의 특별한 자연 자원이다.
비양도는 지속 가능한 생태관광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고 걷기와 자전거 여행을 권장하며, 섬 전역에서 저탄소 환경을 유지해 온 결과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비양도는 2025년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 관광의 별’ 10선에서 ‘친환경 관광지’ 분야에 선정되며 지속 가능한 여행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고 조용한 섬 비양도는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제주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쉼터가 되고 있다.
